1. 에반게리온?
에반게리온은 오타쿠집단 가이낙스의 오타쿠대마왕 안노 히데야키가 1990년대, 미소녀와 거대메카, 신비스러운
세계관이라는 재팬 서브컬쳐의 주류를 긁어모아 집대성하고 짜맞추어 만들어낸 신화적인 애니메이션이다.
에니메이션 자체로서는 전혀 상업성이 보이지 않고, 신비스러우며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듯 보이지만
그건 감독만이 아는 사실이고, 에바에 열광하지 않는 3자의 입장에서는 돈푼깨나 벌어보자고 당시 시대에
유행했던 여러 모티프들을 쓸어담아 집합한 영상물 덩어리에 불과하다 .
2. 에반게리온의 의미?
수천개의 텍스트와 수십권의 책들, 간접적으로는 수백-수천권에 달하는 오타쿠즘과 서브컬쳐에 관한 설명류, 그리고
네트에 떠다니는 네이버 지식인 글과 북미쪽 감상글, 일본쪽 분석글,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3자리수가 넘는 인간이
뇌내속으로 에바에 대해 생각하고 있음이 확실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미친 에반게리온. 이 에반게리온의 의미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을 간추려 보자.
안노 히데야키가 자폐적, 히키고모리적인 오타쿠들에게 경고하는 의미로 제작되었다는 설이 가장 일반적이다.
에니메이션의 시작부분인 주제가에서부터 그런 의미를 암시하며, 내부 여기저기에서도 의도적으로 그런 장치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확실히 주제가의 가사들은 "미래를 모르는 너" "나만 바라보는" "그래도 너의 등에는 날개가 있다는 것을" "테제(행동법칙)"
등을 분석해보면, 나(스크린) 앞에서 나만 바라보며 히죽대며 즐거워하는 오타쿠들에게 그만 현실을 직시하고 마음의 벽을
열고 이 진정한 세게, 노 버츄얼, 초 리얼리티한 공간에서 살아나가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듯도 하다.
그리고 애니의 주인공인 신지도 오타쿠들과 유사한 (물론 그 행동원리가 되는 체험등은 다르지만 겉으로 보이는것은) 행동을
한다. 자폐적이며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고, 그리고 혼자 고뇌하면서 자기의 세계에 빠지는 - 신지는 어렵고 힘들지만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을 내딛으며 모든 사도를 물리치고 마지막 24,25화에서 자아를 각성 - 오타쿠에서 탈피한다.
라는 내용이다. 더 깊숙이 들어가고 싶지만 생각이 안 나는 관계로 패스.
그러나, 이러한 장치에도 불구하고 오타쿠들은 전혀 이런것에 대해 생각도 못하고 에바에 헤벌쭉해 있자 열받아서 맛간 안노가
"이런 휘바자식들! 네놈들의 뇌는 그저 장식품일 뿐이지!" 를 외치며 극도의 파국으로 치닫는 충격적인 내용의 극장판으로
오타쿠들에게 마지막 엿을 먹였다" - 라는 내용이다.
요약하자면 안노가 일본의 오타쿠들에게 "그만 현실을 바라보라" 고 경고,충고하는 내용의 아니메라는 것이다.
이것이 제일 일반적이고 제일 잘 떠도는 내용이다. 여러가지 다른 설명들도 있지만, 여기서는 패스하겠다. (귀..)
3. 의미는 버리고 에바를 바라보자.
에바의 내용은 지극히 단순하다. 일반적인 용자물의 설정과 마찬가지로
- 침략하는 인류의 적을 상대로 로봇을 타고 싸우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 라는 방식이다.
물론 그 소년 소녀들이 상당히 깊고 아픈 트라우마와 콤플렉스 (라기보다 정신병원부터 가보시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를
가지고 있고 인류의 수호자라는 네르프가 그 인류의 적을 보내는 제레의 부하기관이라는 안습적인 상황에다 제레가 원하는건
사도를 처치하는것이 아니라 네르프의 도그마에 간직된 아담(사실은 리리스)를 이용해 써드 임펙트를 일으켜 인류가 가진
AT필드(마음의벽)을 모두 허물어 사이좋게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상큼발랄해 보이지만 속 스토리를 보면 개날라리 망나니 여긴 개판이예요! 소리가 나는 사태인것이다.
한 마디 더 하자면 네르프의 요원 녀석들도 정상인이 하나도 없다. (정신병 환자들의 집합체다-_-;)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처증,
어머니의 남자를 사랑했어요, 어렸을적 부모를 잃은건 기본설정 기타등등..
하여간 이런 캐안습 집단의 보호를 받는 인류는, 2000년대 초에 남극에서 아담에 의해 일어난 세컨드 임팩트로 작살난 사태라
인류의 수호자들인 네르프에게 항의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저 안습.
어찌되었든 이러한 세계관을 가지고 신지의 자아각성과 사도퇴치라는 내용을 얼기설기 엮으면서 이어지는게 TV판 전체의
내용이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판은 TV판에서의 온화한 경고와는 달리 막장을 치달리는, 마치 빨간색글자로 "이제 그만하지"
라고 쓴 듯한 내용이다.
4. 재미
달리 신화적이겠는가. 위의 잡설명을 버리고 단지 재미만을 추구한다면 그 재미를 100% 보장해주는 - 물론 서브컬쳐,
재팬아니메 에 찌든 사람에게만 - 엄청난 애니다. 깔끔한 작화와 깨끗한 스토리, 컷신, 메카의 디자인,
캐릭터의 성격, 플룻과 복선, 알듯말듯한 세계관이 맞물려 돌아가며 무한대의 시너지 효과를 내어 사람을 끝장으로 빨아들인다.
하지만 요즘 보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어찌 에바의 재미가 퇴색되지는 않겠냐만은,
지금 봐도 엄청 재미있는데 당시에는 얼마나 재미있었겠는가.
신화적으로 재미있었다. 그래서 유명해졌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었다.
사실 미소녀와 거대메카라는 것만 가지고 이렇게 많이 끌여 들어서 돈 번거 진짜 능력이다.
5. 작품성
작품 외부적인 내용을 버리고 애니메이션 자체에만 집중해서 따져본다면. 몇 가지 수식어로 간단히 간추릴수 있다.
초월적 대수작.
인간이 만들수 있는 아스트랄 애니메이션의 최고봉.
초슈퍼 울트라 메카닉 에니메이션.
역사상 제일 궁극의 작품성.
노벨이 사실 만화광이여서 노벨 아니메상을 만들었다면 25번정도 받았을 작품성.
6. 마지막. 그래서 -
안노 히데야키는 에바를 어떻게 만들었냐라는 질문에 "대충 만들었음 감쟈><." 라고 외쳤다.
진짠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에반게리온은 엄청나게 많은 팬층을 끌어들이고,
오타쿠 문화의 진정한 출발점이며, 또한 그 한계를 보여주고, 수십가지 면에서 조명가능하며,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확실한 메세지가 있으며, 울궈먹기 편하게 만들어 애니메이션의 진정한 목적인
상업적으로도 엄청나게 위대하며,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줄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보여준 초일류 작품이라는 것이다.
- fancug 발췌 및 인용 -




덧글
루크 2008/05/16 14:23 # 답글
제가 아는 한도에서 정정할 부분이 있는 거 같아서 댓글 답니다.일단 사도를 보내는 건 제레가 아닙니다.
맨 마지막 사도인 카오루만이 제레가 확보한 사도일 뿐
나머지 사도는 어디서 누가 보내는질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지 제레는 예언의 서(사해 문서라고 알고 있습니다마는)를 보고
그런 것들이 나타날 거라는 거 정도만 알 뿐이죠.
그리고 일반인이 항의할 처지도 못 되는게,
UN 산하의 초법적 단체인데다가 정부는 협조할 의무가 있고,
기본적으로 네르프 말고 사도를 해치울 단체가 존재하지 않는 탓에
사도한테 죽기 싫으면 네르프 하는대로 놔두는 수밖에 없지요
아무래도 개개인은 정부 같은 단체에 비해서 약하니까요.
분명 불만과 시위도 있었을만 합니다마는
배경이 네르프가 자리한 제 3 도쿄시인 탓에 그런 장면을 나올 수가 없지요.
그리고 애니메이션 판이라는 용어보다는 극장판이 적절하다 봅니다.
애니메이션 판이라고 하면 tv판도 애니메이션 판이니까요.
이것저것 끌어들인 뒤 그걸 잘 녹였고,
당시 주류 애니와는 조금 다른 모습 때문에
아마도 그토록(지금까지도) 지지를 받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신화는 한번 생기면 잘 붕괴되지 않죠.
(특히나 지지층에게는 아주 결정적인 사유가 없는 한 맹목적으로 지지받죠)
이 애니 만들 때 얘길 들어보면(지나가다 들은 얘기로는),
감독도 어떤 의도를 갖고 만든 건(물론 오타쿠 해방은 제외하고)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감정대로 만들었다죠.
그래서 감독 자신도 이 애니가 뭘 의미하는지 모른다고 했다는 인터뷰도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 최근 살짝 충격이었던 것은
극장판 마지막 장면의 '기분 나빠'라는 아스카의 대사를 이리저리 해석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어떤 분 포스팅 보니, 그 장면이 만들어진 게
원래는 '너 따위한테 죽고 싶지 않아'였다가
아무리 해도 그 감정이 안 살아나서,
성우한테 누군가 자기 방에 들어와서 자위를 하고 하면(신지의 행동들) 어떤 기분일 거 같냐고 물었더니
'기분 나쁘다'고 하니까 '그런가?' 해서 만들어진 대사가 '기분 나빠'라더군요.
미완성 작품이 해석만 과잉됐다는 네이버 댓글의 어떤 분 평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최신 글에서 눈에 띄어서 쓸데없이 참견합니다. 죄송합니다.
켈쿠르 2008/05/16 14:26 # 답글
와우~ 메인 글보다 루크님의 덧글이 더 확실하게 느껴 집니다 +_+저 역시 에바는 본지 오래되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과잉해석에 대한 말씀은 맞는거 같네요.
메인글 역시 제가 발췌하여 쓴것이지만, 수정하려니.. 너무 많아서 ^^;
루크 2008/05/16 16:08 # 답글
저도 에바에 뒤늦게(2003년) 빠져든 케이스인 탓에이것저것 읽고 돌아다니다 보니 오지랖이;;
남의 블로그에 이런 댓글 달아서 일단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http://movie.naver.com/movie/board/review/read.nhn?nid=1018273&code=67382
이 글도 한번 읽어보실만 하네요. 나름의 분석이 맘에 듭니다.
그리고 미완성인데 해석만 과잉됐다는 댓글은 이 글의 댓글에서 보고 공감했던 말입니다.
apzero 2008/05/16 20:46 # 답글
세상에서 바로보는 작품평가이외에 애니메이션 자체에서에바가 제일 평가받아야하는 부분은
저예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작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름 꼼수랄까, 기술이랄까..
정지컷을 매우 많이 쓰면서도 결코 어색하지 않게 오히려 작품 특유의 찝찝하며 조용한(;) 분위기로 승화시켰고
거기서 아낀 컷들은 필요한 부분에만(특히 액션) 집중시켜 사람들의 머리속에 잘 남게 만들었죠.
극한의 활용이랄까요.
말은 쉽지만 이런 잡기술도 아무나 활용할 수 없다는 것도 대단한 점입니다.